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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화공방철학/후지무라 센세 강의록

비전화 이야기

후지무라 센세 강의록


<비전화 이야기>


“ 여러분은 일년간 많은 것을 배울 텐데 한마디로 말하면 자립해서 살아갈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자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기술이 필요하고요. 여기서는 기술을 많이 배웁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동료’입니다. 동료가 없으면 살아가는것은 곤란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혼자 고립되어있죠. 동료없이 살아갑니다. 동료라는 것은 누군가가 지치면 다른 사람들이 받쳐주는거에요. 그러는 와중에 사람들 사이에 동료의식이 생깁니다. 여러분도 일생동안 굉장히 좋은 동료가 될 것 입니다. 일년동안 같이 공부합시다.”


후시무라 센세께서 비전화 제작자 2기 입학식에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자립에 필요한 것은 기술보다 동료’라는 것입니다.


제작자 2기에게 들려주신 첫 강의에는 입학식 말씀에 이어, 자립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동료’ 그리고 ‘비전화 공방의 기술’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 자립에 중요한 것은 동료-시간-체력-기술


시간


일본 비전화 공방에서는 자주 염소를 산책을 시키는데요. 염소와 산책을 하는것은 생소한 경험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길의 풀을 먹는데 열심이라 맛있는 풀이 있으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죠. 인간의 페이스 대로 끌고 갈 수 없습니다. 염소의 속도에 맞춰 걷지 않으면 안됩니다. 처음에는  짜증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포기하고 염소에 맞춰 걷는다면, 여러분에게 신기한 일이 일어날 거에요. 시간이 길어집니다. 내 페이스에 염소를 맞춰 맞춰 걷게 하면 시간을 시간을 길게 쓸것 같죠? 하지만 내가 염소의 페이스에 맞추면 시간이 길어집니다.


저는 트리하우스를 좋아해요. 이 트리 하우스에 올라가면 자유롭고 새가 된 기분이에요. 이 위에 오르면 어디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트리 하우스를 일부러 작게 만들었어요. 왜 좁게 했냐하면,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알고 계신가요? 하지만 제가 발견한 상대성 이론은 ‘공간이 좁아지면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시간에 쫓기고 있지요. 하지만 시간을 길게 즐기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저는 어느 순간 공간이 좁아지면 시간이 길어진다는 걸 발견했어요. 불필요하게 넓으면 불안해집니다. 책을 읽고 있어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지요. 이정도의 좁음이면 시간이 멈춘듯한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몇십년간 집, 땅은 넓을 수록 물건을 많이 가질 수록 행복하다 생각했죠. 하지만 저는 시간을 늘려보려 했습니다. 저는 공간과 시간이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력


일본 비전화 공방의 제자들은 손 모내기를 꼭 합니다. 지칠때까지 합니다. 어디까지는 힘들고 어디까지 즐거운가를 경험합니다. 힘들어지는 가장 첫 번째 이유가 뭔지 아시나요? 체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손 모내기를 하는 것은 고통스럽다는 감상만 가져가면 안됩니다. 느껴야 하는 것은 본인의 체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립에 있어서 체력은 중요합니다.


기술보다 동료


저는 자립에 중요한 것에 관해 동료-시간-체력-기술이런 순서를 메기고 싶어요. 기술은 사실 네번째에요. 기술이 있으면 아무거나 할 수 있다는 사고 방식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술을 첫번째에 두면 어떻게든 기술을 쌓으려하거나 돈으로 사오려하게 되지요. 동료하고 시간 체력이 있으면 기술이 있는 사람을 동료로 데려오면 되지요.



◎ 비전화 공방의 기술


백년동안 기술의 진보는 백퍼센트 돈을 생산해내는데 있습니다. 기술을 만들면 돈을 만들려하는거죠. 기술을 돈이있는 사람에게 팔려고 합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사람들은 뒤쳐지고 남겨지게 됩니다.

저는 기술은 두 종류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것만 있다고 하는건 좋지 않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사회가 되니까요. 그래서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으면 행복해 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돈을 많이 벌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 희망은 사라집니다. 이런 사회는 좋지 않은 사회라 생각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도 풍요롭고 돈이 없는 사람도 풍요로운 사회가 좋지 않나요?


#곡선의 안정감


비전화 카페의 스트로베일 하우스 벽의 안팎으로 흙 미장을 두껍게 합니다. 벽의 두께는 50-60cm정도로 합니다. 스트로 베일 하우스의 벽면을 왜 뚜껍게 할까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면서도 얇게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벽이 두꺼울 수록 곡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동화같은 집이 만들어 집니다. 우리에게 마음의 안정감을 줍니다. 왜 곡면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 줄까요?


스페인 가우디 건축가는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가우디의 사고 방식은 건축도 자연 그 자체였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가우디는 건물에 직선은 없애고. 지면에서 버섯이 자란 것 처럼 건물을 만들죠. 저도 직선, 평면은 인간이 만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합리적이니까요. 합리적이지만 마음의 안정은 포기했을 지도 몰라요. 그래서 곡선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비전화 카페를 만들때 곡선,곡면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비전화 카페 이미지는 여기 오면 ‘시간이 멈춘다’는 걸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시간에 쫓기는 것 같아요. 언제나 경쟁하고 다른 사람보다 앞에 나가지 않으면 안되고요. 그렇게 바삐 움직이다 일년, 일생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비전화 카페는 시간이 멈추는 것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 비싸지 않은 기술


왕겨라는 것은 굉장히 좋은 단열재에요. 단열성은 좋고, 환경에도 건강에도 나쁘지 않고, 내구성도 좋고, 공짜죠. 이렇게 좋고 훌륭한 단열재는 없어요. 하지만 아무도 쓰지 않아요. 쓰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벌레가 생기거나, 왕겨를 채워 넣는게 귀찮거나.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뭐든지 다 경제성을 따집니다. 그 경제성도 기업의 경제성이죠.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기업에는 많은 사람이 일을 하고 생계를 꾸리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비싸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 기업의 비싼 단열재를 많이 써서 두껍게 집을 짓는거죠. 돈이 많은 사람은 두꺼운 벽, 돈이 없는 사람은 얇은 벽. 돈이 없는 사람은 단열재를 넣지 않아요.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추워요. 그래서 기업의 경제성을 따지는것은 괜찮지만 그것만 따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많은 사람들이 경제성 때문에 쓰지 않는다는것이 아니라 벌레나, 채우는 것이 귀찮아서 쓰지 않는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구했습니다. 간단했어요. 소석회를 조금 섞으면 되는거였어요. 귀찮다고 다들 이야기 하지만 그런건 없었어요. 조금만 연구하면 바로 답이 찾아졌어요. 이런 기술을 더 넓히고 싶습니다. 돈이 없으니 추워도 견디는 사람을 위해서 말이에요.


# 생활은 예술


빛이 잘 드는 남쪽 창문에 유리병을 두었습니다. 이 병 안에는 물을 넣어 두었어요. 햇빛을 받은 물이 따뜻해집니다. 그럼 밤에는 블라인드를 이 병하고 창문사이에 내려놓습니다. 그러면 겨울밤에 저 병의 열이 방 쪽으로 방출되지 않을까? 그러면 좀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바로 비전화공방의 방식입니다.


이걸로 겨울에 난방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요? 사실은 10-20원 밖에 절약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보 아니야?'라고 합니다. 아마 그 사람들은 물리적인 따뜻함만을 따뜻함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정말 그럴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따뜻함의 일부는 물리적인 따뜻함 뿐 아니라 ‘마음의 따뜻함’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제가 독창적으로 하고 있는게 아니라 많은 프랑스인들이 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프랑스는 많은 가정에서 이렇게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프랑스 사람들은 와인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와인 병이 많이 나오죠. 이 병에 빛이 투과되면서 예쁜 색도 있고 모양도 나옵니다. 그리고 물도 사실 많이 따뜻해지는건 아니지만, 이게 열이 나서 방 안으로 들어올거라는 마음. 그런 마음 때문에 따뜻해지는 것도 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옛날부터 생활은 예술이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예술과 생활은 융합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예술이 비일상이라고 구분지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음악회에 가자.’ 라고.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 예쁜 옷 입고 미술관 가야지.’ 일본과 한국은 둘 다 성숙한 사회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부분은 아직 미성숙한 것 같아요. 진짜 성숙한 사회라고 하는 것은 라이프 스타일이 문화적이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합니다.


# 기술, 생활, 일의 융합


여러분은 학교에서 여러 기술을 배웠을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기술만을 배웠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학교가 끝나고 취직하면 그곳에는 일이 있지요. 학교에서 배운 기술이 활용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릅니다. 생활은 생활대로 다른 문제죠.


비전화공방은 그런 일은 하지 않습니다. 기술과 일과 생활을 항상 융합시킵니다. 예를들어 기술로서 퇴비통을 만들고, 비료를 사용하는 기술도 배웁니다.그리고 아름다운 것으로 만듭니다. 이것이 여러분의 스몰 비즈니스가 되는 것입니다. 일로 하지 않는다면 안예뻐도 괜찮아요. 퇴비가 만들어지면 장땡인거죠. 기술과 일을 생활에 꼭 같이 융합시킵니다. 만들었지만 ‘사용하지 않는데’ 판다는 것은 거짓말 같잖아요?



◎ 인간성이 살아있는 기술


여태껏 우리가 살아온 문명은 공업문명입니다. 그건 자본주의의 성장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려하는 것은 새로운 문명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을 상업화하지 않는다. 기술을 이권화하지 않는다. 특정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게 한다. 그 기술이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기술이 환경 파괴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런 새로운 문명을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들어 ‘자 여러분 비전화 세탁기를 씁시다.’ 라고 하는 것은 귀찮아서 하지 않습니다. 세탁기라는 것은 물이 새지 않아야 한다던지, 공업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비전화공방에서는 공업적인 것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공업적인 것을 하고 있으니 그것은 그 사람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인간화를 하고 싶은 것이죠. 인간이 움직여서 인간화가 아니라 인간성이 살아있는 휴머니즘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죠. 아름답고 더 즐겁고, 인간관계가 더 좋아지고, 지구환경을 나쁘게 하지 않는 기술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기술은 중요합니다. 인간은 기술에서 멀어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술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면 인간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죠. 기술이 나쁜게 아니라 현재 기술이 존재하는 방식이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가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