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비전화공방 제자는 1년간 공동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제자를 뽑을 때 제일 먼저 체력을 물어봅니다. 제자들은 주로 먹거리를 생산하고, 집을 짓고, 제품을 만들고, 몸을 움직여서 해내야 하니까요. 저녁에는 철학 강좌가 있고, 레포트를 제출하기도 합니다. 체력적으로 약하면 이런 과정에 집중하기가 어렵죠. 두 번째는 ‘이 사람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아니면 없는 게 좋다고 느끼느냐’ 입니다. 이기적이고 어두운 성격을 가진 사람보다 밝고 친절한 사람을 뽑으려고 해요. 다만 원래 본성은 친절하고 밝은 사람인데 지금 그 사람의 상황이 안 좋아서 어두워 보일 수 있어요. 세심하게 지켜보고 뽑습니다. 세 번째는 자기 철학이나 의지, 마음가짐, 태도 등 신념을 봅니다. 1년 후엔 성장해서 뭔가를 보여 주겠다라든지, 확고한 자기 의지나 신념이 중요합니다. 1년 동안의 제자생활을 하다가 중간에 포기하기 쉬우니까요. 신념이 강하지 않으면 작은 일에도 계산적으로 따지거나 섣부른 판단을 합니다. 제자과정은 1년간 자기 몸을 갈고 닦아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1년 과정은 한두 시간 혹은 하루, 이틀로 판단되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일본비전화공방의 제자선발은 2박3일 동안 함께 생활한 다음, 결정합니다. 이 시간은 제자로 지원 한 사람도 1년 과정을 가늠하여 결정하도록 돕게 됩니다. 서울도 합숙은 어렵지만, 함께 생활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할 계획입니다.




비전화공방서울 제작자과정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제자과정은 ‘누구나’를 위한 과정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삶을 재구성하고 새롭게 전환하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투여하겠다는 결심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서울 제작자 과정은 일본과 다르겠죠. 함께 먹고 자는 공동생활은 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늘 함께 할 수 없다는 조건에서 과정을 진행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한 달의 패턴을 예상해보면, 1주일은 저와 함께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나머지 3주는 제가 과제를 두고 갈게요. 기술적인 과제, 공동 작업 가이드 등으로 제작자들끼리 서로 토론하고 작업하며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서울에서는 한 해 동안 스트로베일하우스 방식의 비전화카페를 주력해서 만들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비전화제품을 제작하며 비전화기술을 익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안내가 가능하도록 훈련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농작물로 유기가공식품을 만들어 볼 것입니다. 네 번째는 비전화와 관련된 여러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도시형 농부시장 마르쉐 장터에 참여해볼 수 있겠죠. 다섯 번째는 스몰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3만 엔 비즈니스를 배우고, 기획하고, 실행하고, 실패와 성취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실행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여섯 번째는 한 달에 한번 1-2권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세미나입니다. 각자 감상문을 써서 그것을 자기 언어로 발표하는 시간입니다. 소통능력을 키우는 과정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과정 중 7월은 일본 비전화공방에서 현장연수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일본의 제자들과 숙식을 함께 하면서, 비전화 방식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일상을 실제로 살아보는 날들이 될 것입니다. 


어떤 작업이나 생활을 하면 사전 준비와 사후 정리가 중요합니다. ‘단도리’라고 들어보셨죠? 일본말입니다. 일본은 단도리를 잘 하는 것이 일을 할 때 아주 중요합니다. ‘단도리’는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일을 하기 위한 준비와 일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전자는 작업을 하다가 망치가 없는 상황이 되면 한 명이 망치를 가져올 때까지 모두가 기다려야죠. 단도리가 안 된 것입니다. 후자는 6명이 작업을 할 때 저마다 자기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일의 분배, 역할분담, 의견조율 등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협동해서 일을 할 때 단도리는 리더의 역할일 겁니다. 제자들이 이러한 단도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전화공방에서는 프로젝트별로 리더를 정할 것입니다. 돌아가면서 리더를 합니다. 이 때 리더십과 스텝십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스텝십이 중요하고, 스텝십이 잘 발휘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리더를 하면서 스텝들에게 바라는 걸 다음번에 스텝을 하며 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신분이 아니라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또한 중요한 훈련은 ‘감각을 깨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감각이 깨어나지 않으면 눈으로만 작업합니다. 톱질을 하더라도 선을 그어놓고 ‘열심히’ 자르려고만 합니다. 결과물은 매끄럽지 않은 단면으로 잘라져 있죠. 눈에만 의지해서 잘랐기 때문입니다. 톱질은 눈이 아니라 손의 감각으로 잘라야 해요. 그래서 저는 그 습관을 없애기 위해 눈을 가리고 자르게 합니다. 눈을 가리고 손이 흔들림 없이 왔다갔다 하도록 손의 감각을 깨우는 훈련입니다. 이 감각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손의 감각을 이해하고 그 감각을 익혔는지를 확인하죠. 이런 일이 재미없거나 귀찮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감각을 계속해서 갈고 닦는다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태도로 하고 있는지는 멀리서 자세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정말로 감각을 느끼면 알게 됩니다. 처음부터 그게 가능한 친구도 있고, 어려운 친구도 있기 마련인데요. 비전화공방서울에서도 이렇게 진행될 것입니다. 




Posted by 비전화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