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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비전화공방/비전화수기

[비전화수기공모] 천연가습기를 만들어 사용해요! / 구나경

비전화수기공모



천연가습기를 만들어 사용해요!

구나경

 

가습기...가끔 병문안을 갔을때 생명의 공기를 내뿜어 환자들에게 건강한 숨결을 불어넣을 것 같던 치료를 위한 물건, 또는 갓난 아기가 있는 집에 여린 생명을 위한 특별한 생존장치 정도로 여겨졌던 물건이었다. 그러나 이사온 나의 새 둥지에 이 물건은 공기를 촉촉하게 해주는 이름그대로의 필수품이 되었다


자고 일어나면 입천장이 여름철 백사장을 맨발로 딛을때의 따가움과 메마름으로 기분나쁜 아침을 맞게 되었고 습기를 보충하여 내 입천장을 아니, 나의 아침을 바꿀 기기가 필요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가격, 세척의 불편함 등을 고려하다 보니 자연히 가격대비 기능좋은 제품, 세척이 불필요한 제품, 간편하게 사용할 수있는 제품을 찾게 되었다


다행히 내 보금자리는 원룸, 작은 공간이라 1인가구를 위한 미니 가전을 검색해보았다. 폭풍검색으로 생수병을 이용한 미니가습기를 알게 되었고 새로운 발견에 기뻐하며 구입하여 사용해보았다. 처음에는 신세계인듯 했으나 기계는 금방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었다. 습기가 나오는 구멍이 막히거나 작은 생수병으로 하룻밤을 지내기엔 부족했고 소음이 크거나 물때가 끼어 위생적이지 못한 부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된 간단한 가습기 제작 영상, 그릇에 물수건과 나무젓가락을 이용한 정말 초간단의 가습기였다. 찢어지는 휴지를 물티슈로 대신하는 굿아이디어로 비용없고 전기없고 소음없고 세척없고 고장없는 천연 가습기를 만든 것이었다


줄어드는 물의 양과 비례해서 내 입안의 건조함은 줄고 여기에 대대로 내려오는 젖은 수건의 천연가습효과를 더하니 내 방, 작은 공간의 공기쯤은 충분히 가습이 되는 듯했다. 굳이 대기업의 가습기를 구입하지 않아도 더이상 불쾌한 아침은 없으니 이걸로 만족이다. 생수병 입구에서 내뿜는 촉촉함에 고급 스파를 즐기던 우리집 냥이에겐 아쉽게 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