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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비전화공방/비전화수기

[비전화수기공모] 샴푸 사용을 줄여가면서 ‘노푸족’ 되기 / 정명주



저는 20132(미용실에서 펌을 하고)부터 올해 9월까지 47개월 정도 머리를 길렀습니다. 그 시간동안 머리를 다듬으며 자르기만 하고 펌이나 염색은 하지 않았어요.


처음엔 특별히 머리를 기르겠다는 생각도, 또 펌이나 염색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없었는데 친구에게 펌이나 염색 등의 화학 잔여물이 전혀 없는 모발을 기증하면 백혈병이나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가발을 만들어 지원하는 캠페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백혈병이나 소아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은 인조 모발을 사용해 만든 가발을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가발을 만들 때 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펌약이나 염색약 등의 잔여물이 남아 있으면 모발이 타들어가기 때문에 펌이나 염색을 하지 않은 모발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 친구는 이미 머리카락 기증을 위해 펌이나 염색 등의 시술을 하지 않은지 오래였고, 후엔 실제로 머리카락을 기증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어요특히 머리를 기르는 동안 샴푸도 쓰지 않으며 화학제품 사용을 철저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저에게는 좋은 자극이 되었답니다.


펌이나 염색 등 시술을 하지 않으면서 머리를 기르는 동안 일단 미용실에서 소비할 일이 거의 없으니 돈이 안 들어서 좋았고, 모발기증이라는 좋은 일에도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화학제품을 덜 쓰게 되어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끝내 노푸에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래도 머리를 기르는 동안 펌이나 염색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두피나 모발이 많이 건강해졌고, 머리를 자른 지금은 다시 샴푸 사용 줄여가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한 번에 샴푸를 끊기보다는 차츰차츰 횟수를 줄여가고 있어요.



그리고 머리를 자르고 한 가지 더 비전화를 실천할 수 있게 되었는데, 머리가 짧아지니 머리를 감고 나서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수건으로만 머리를 말릴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머리가 길 때는 최소 15~20분 이상 드라이어를 사용하며 전력소비를 했었거든요하지만 머리를 감은 후에는 잘 말려야 두피건강에 좋다는 얘기들이 많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앞으로 샴푸 사용을 계속적으로 줄여가면서 나중엔 노푸족되기, 드라이어 사용 자제하기 등 비전화 생활을 실천해 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