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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화수기공모] 학교 에너지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 이성재

비전화공모수기



학교 에너지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이성재

저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이성재라고 합니다. 저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학교에서 가장 오래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구라는 닉네임이 붙을 정도지요.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있다 보니, 자연히 오늘 제가 소개할 저의 일상 속 비전화 사례도 학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교의 구성원들은 대체적으로 가정에서만큼 전력이나 다른 에너지 사용에 민감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전력을 많이 사용해도 비용을 자신이 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편의성이 먼저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춥거나 더우면 바로 냉난방기구를 사용합니다. 학교에서 시간 통제를 하지 않으면, 계속 켜놓지요.


그런데 집에서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학교, 특히 연구실에서는 가끔 에어컨이나 난방을 켜놓고 문을 함께 열어놓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통풍이 되는 상황에서 찬바람만 느끼고 싶은 것이겠지요. 그러다 보면, 계속 그런 기분을 느끼고자 냉난방기기를 켜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그냥 에너지가 줄줄 새는 것이지요


연구실 풍경


또한 연구실 안에 사람이 1~2명뿐이 없는데도 에어컨을 켜는 경우도 참 많지요. 정말 덥거나 추우면 모를까, 왠만하면 선풍기를 틀고 창문과 문을 함께 열어 놓으면 괜찮은데, 학교에서는 냉난방기기를 켜놓는 것이 일상이 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집에선 전력이 비싸기 때문에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학교에 오래 머무르면서 그렇게 생활한다는 사람도 있지요.


또한 화장실에 가보면 비데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여름에 따뜻한 물이 나오도록 되어 있거나, 사용 후에 뚜껑을 열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은 사람의 선호일 수 있으나 에너지를 낭비하는 요소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 따뜻한 물이 나오도록 설정해놓은 사람 다음에 가면 저 같은 사람은 그 뜨거운 느낌을 다시 받기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아요. 가뜩이나 더운데! 그리고 앉는 곳에 열을 설정하면 사용하지 않을 경우 뚜껑을 닫아줘야 열이 발생하지 않는 비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뚜껑을 무조건 닫아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겨울에는 화장실(학교에는 화장실 문이 없어요)에 난방기기가 돌아가는데 그것도 에너지를 낭비하는 요인입니다. 강의실이나 복도 등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 불빛이 환하게 비추는 경우도 있지요. 물론, 대부분 경비실 아저씨들이 이를 체크해주시긴 하지만, 이런 경우도 쉽사리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위와 같은 상황에서 되도록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연구실에 혼자 있으면 창문과 문을 함께 개방하여 통풍이 되도록 합니다. 그리고 저희 연구실의 경우 냉난방기기를 켜놓고 문이 열려 있으면 문을 살며시 닫습니다


겨울엔 최대한 난방기기 없이 따듯할 수 있도록 히트택을 입고 학교에 다니지요. 그리고 화장실에 가면 비데 사용 전 온수 조절을 합니다. 화장실을 이용 후 나갈 때는 뚜껑을 닫고, 다른 칸에 있는 비데도 뚜껑을 닫습니다. 물론,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복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으면 그 불도 끄지요.


비데 뚜껑 닫기


정부에서 탈원전이다, 재생가능에너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 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주변에서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줄이고 그 다음에 석탄이나 원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의 인식 개선 뿐 아니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환경의식은 높으나 실제 행동에서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어렵겠지만, 한 사람 두 사람 행동으로 옮기다 보면, 어느 순간 절약된 고지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