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0. from 단디


저는 비전화공방의 여러 건축물들 중에서 모미가라(왕겨)하우스라는 곳에서 지내고 있어요방을 새롭게 정돈하고 난로에 불을 지펴놓으니 이곳에 참 아늑하게 느껴집니다저녁은 제자숙소에서 제자들과 함께 먹었어요일을 끝내고 제자들끼리 숙소에 모여 있으니까 분위기가 훨씬 편안하더군요낮에 작업실에서 제작을 하고 있을 때는 제자들이 약간 긴장해있는 듯한데 저녁에는 낮의 일과 시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편안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장난꾸러기 다카



다카는 역시나 굉장한 장난꾸러기였어요후지무라 센세 흉내뿐만 아니라 유리코상 흉내도 잘 내고 농담도 잘 해요다카가 자신의 위스키를 꺼내 와서 다함께 저녁식사에 곁들여 먹었어요마쓰는 공동주거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이 보여서 우동사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들려주었어요메구미상은 안녕하세요고마워요잘 자요’ ... 저에게 여러 가지 한국어를 물어보면서 열심히 익히고 있어요



진지하고 섬세한 남자 마쓰



언제나 친절하고 부지런한 메구미



주로 영어로 어버버...어버버..하며 대화를 나누다가 말이 막히면 통역 앱을 이용해서 일본어로 보여주거나 직접 발음을 해보는데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눌 때는 이 방법으로도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어요한국인 팀원들과 함께 있을 때와는 다르게 나 혼자 제자들 속에서 함께 지내다보니 제자들도 나를 더 챙겨주고 편안하게 여기는 것 같아요저도 이들과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제자들이 지내는 숙소



저녁에는 마쓰에게 가마솥 목욕탕에 불을 피워서 목욕물을 데우는 방법을 배웠어요하루 일을 마치고 가마솥 같은 욕조에 들어가는 목욕은 이제 빼먹으면 너무나 아쉬운 소중한 일과가 되었어요뜨거운 물로 몸속까지 깊숙이 데운 다음 마지막에 찬물로 몸을 헹구고 나면 정신은 맑고 시원한데 몸은 후끈말랑해집니다이 기분이 아주 훌륭합니다깊이 스며든 온기를 몸 안에 가득 품고서 서늘한 저녁공기를 들이키며 목욕탕에서 모미가라하우스까지 100미터쯤 되는 짧은 길을 걸어가는 때가 이곳에서 보내는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가마솥 목욕탕



Posted by 비전화공방

2017.02.09. from 단디


오겡끼데스까? 저는 지금 일본 비전화공방에서 지내고 있어요. 이곳은 후지무라 야스유키라는 일본의 유명한 발명가가 만든 곳인데 냉장고, 제습기, 정수기, 커피 로스팅기 등 전기와 화학물질로 작동하는 기존의 생활용품들을 전기와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않고 기능하도록 하는 비전화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물론 전기를 쓰는 제품처럼 편리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지금 이곳에 비전화공방의 생활을 경험하고 기술을 배우러 왔어요.



비전화제품을 만드는 작업실



이곳에는 난방은 주로 화목난로를 이용하고 석유난로를 보조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요한국의 보일러난방처럼 따뜻하고 편리하지는 않지만 매일저녁마다 집안에 있는 난로에 나무를 넣고 불을 지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장작불에서 전해지는 온기와 구수한 냄새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소리가 주는 평온함과 기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의 몸속에 새겨진 것이 분명합니다목욕할 때도 엄청나게 큰 무쇠 솥 밑에 불을 떼서 물을 덥힌 다음에 그 물로 몸을 씻고 나서 그대로 무쇠 솥 안으로 몸을 담급니다......거대한 냄비 안에 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거대한 에너지 공급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불편해도 내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직접 공급하면서 감각할 수 있는 단순하고 원초적인 방식의 매력을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어요.


비전화공방이 위치한 도치키현의 나스라는 지역은 자연경관이 참 훌륭합니다이렇게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서 지내보니 좋은 풍경이 사람의 행복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느껴집니다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밤새 내린 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고 있는데 그 아름다운 풍광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텃밭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후지무라 센세의 집 앞  풍경



후지무라 센세를 바라보는 산양 패따-








Posted by 비전화공방



누구나 손수 만들 수 있어요

스스로 만든 걸 보며 행복해지는 삶이 가장 소중합니다






 

모든 것은 대화에서 시작합니다.”


2015년 가을, 박원순시장과 깊게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비전화공방을 서울에 만들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박시장은 한국과 일본 청년들이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며 기성세대의 책임을 얘기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비전화공방이 청년들의 희망을 되찾는 곳이라 주목하게 되었다더군요. 일본에서 이미 1000명의 제자를 키웠으니 이제 비전화공방 서울버전을 만들자는 제안은 신선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에 이주할 수 없었어요. 일본 제자들이 잘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좋은 멤버들을 구성해 함께 만들게 되었어요.

 

만드는 기간은 논의가 필요했습니다. 박시장은 1년 만에 가능하냐고 했어요. 저는 그런 방식은 비전화방식이 아니라고 했죠. 1년은 짧아요. 비전화 건물만 짓고 끝날 수 있어요. 시민과 청년의 주체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민과 청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에 기반 한 주체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시간은 들이면 들일수록 좋고 돈은 들이지 않으면 않을수록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빨리 해내야 한다는 강박에 과정 안에서 우리가 함께 경험하게 될 감동과 아름다운 순간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요. 우리는 3년간 함께 만들어보기로 합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장하고 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장소에 대해 이야기 나눴어요.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볼 장소 말이에요. 그곳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사회변혁보다 한 사람 한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꽃들이 피어나게 하는 것이 우리 활동입니다. 작은 꽃들이 저마다의 색과 모양으로 광활한 대지위에 지천으로 피어나는 풍경을 상상해보세요.

 

 

나는 발명가입니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발명가에요.”

 

저는 지금까지 비전화제품을 1,000여개가 넘게 발명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전화공방하면 비전화제품 및 기술에 관심을 가집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기술보다 우리가 살아가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이 중요하다고.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니까요. 기술은 그것으로 인해 동료가 늘어난다든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든다든지, 자기 삶에서 힘이 생기게 된다든지, 풍요롭고 아름다운 라이프스타일로 연결이 될 때 빛이 납니다. 비전화공방은 기술만을 전파하는 곳이 아닙니다. 종종 기술적으로 뛰어난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기술은 조금 달라요. 자신이 살아가고자 하는 삶을 위해 누구나 손쉽게 구현하고 다룰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에 닿지 않는 기술이 아니라 누구나 손에 닿을 수 있는 상냥하고 친절한 기술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술은 효율성, 합리성, 전문성, 대량생산화를 추구합니다.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기술이 필연적으로 갖고 있는 특성에 빠지기 쉽습니다. 스스로 경계하면서 기술을 다루어야 하죠. 물론 효율성, 합리성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결과적으로 우리 삶에서 잃어버리는 것들을 알게 됩니다.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합리성과 효율성은 우선순위에서 2-3위로 낮추겠다는 제작자가 필요합니다. 저는 제자들에게 강조해요. 여러분은 삶의 방식을 바꾸는, 문화를 창조하는 사람culture creator라고요. 삶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 기술이 따라오는 것이지 기술이 앞서서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건 억지로 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감성적으로 동화되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거에요. 올바른 것이 아니라 즐거워야 사람들에게도 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가 즐거워야 사람들에게 발신하겠죠.


 

Posted by 비전화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