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적당포럼 주제는 ‘마을살이와 개인살이적당한 균형은?’입니다. 나눈 이야기 중에서 '공동체'는 늘 아름답고 평화로운 판타지가 아니라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오히려 갈등과 긴장이 일어나고 부딪히고 화해하는 일상의 훈련장이라는 것이죠그리고 전 세계의 전환마을이 기후변화나 지속가능의 문제로 지역별로 시작되기는 했지만실제로는 마을살이가 에너지 전환이나 지구의 미래와 같은 큰 아젠다의 일을 하기 보다는 들여다보니 결국 관계의 전환이나 위기를 연습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또한청년들이 마을살이를 힘들어 하는 이유로 어릴 때 '공동체경험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막상 필요성을 느끼고 마을살이로 전환해 들어가려 해도 연습과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것도 공감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날 나온 얘기를 종합해보면 결국마을살이와 개인살이의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는 그 전에 관계맺기에 대한 축적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마을살이와 개인살이의 균형점이 잡혀가리라 봅니다또한갈등은 외면하거나 리스크로 볼 것이 아니라당연히 존재함을 인정하고이해하고해결하려고 함께 노력하고알아채려고 하는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도 공감했습니다

 

9월 적당포럼을 바탕으로 우리가 한달 간 해보기로 한 약속들은 인사나누기와 사소한 것 칭찬하기 등이 있었고 재밌는 실천의 일환으로 밥편지(좀 소원했던 사람에게 밥을 사고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밥을 사서 한달 동안 얼마나 퍼져나가는지 실험해보기)실천한 것을 다음달에 발표하기로 했습니다그리고 다음달에는 처음으로 혁신파크를 벗어나 문래동에서 문래도시텃밭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글쓴이/사진  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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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가야겠다,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지난주 후지무라센세와 이야기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제작자들이 한달간의 수행경험과 그 속에서 느낀 고민과 생각들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후지무라센세가 가만가만 들으시더니


바라는대로 산다는 것. 특히 도시에서 더욱 어렵습니다. 자기 길을 잃기 쉬워요. 방향성을 잃고 흔들리면 신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동료들과 지지하고 서로 나누는 게 중요해요. 조금이라도 자신들이 바라는 상에 가까워지도록, 미래의 희망으로 나아가고자 함께 협력하고 궁리하는 상태여야 해요. 또한 내가 실현하고자 하는 걸 실제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몽상이 아니구나, 가능하구나.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전화공방에서 일하다보면 (사실은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종종 생각에 잠깁니다.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으니까요. 괜히 조급한 마음도 들고 '동력'이 떨어질 때가 있잖아요. 지난 봄에는 강원도 홍천을 갔다면, 이번 늦여름에는 우연한 기회로 충청북도 옥천을 다녀왔습니다. 후지무라센세 말씀처럼 내가 실현하고자 하는 걸 실제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러요. 비전화공방도 자기 삶을 스스로 구성해내는 힘을 기르는 곳이니 맥이 닿아있기도 하고요. 옥천은 지역신문, 지역자치, 로컬푸드로 알려진 지역입니다. 


지역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배경을 보면, 대체로 학교가 중심인 경우가 많아요. 혹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이기도 하고요. 옥천은 지역신문이 활발히 움직인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참에! 


옥천신문


옥천신문사에서 멀지 않은 곳엔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에서 운영하는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이 있습니다. 둠벙은 물웅덩이라는 뜻이래요. 논이나 밭에 물이 필요할 때 쓰는데, 논의 허파라고 불린다고 해요. 옥천의 허파가 되는 공간인 셈이죠 *_* 올해 4월에 생겨 따끈따끈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월간옥이네 기자님들을 만났습니다. 월간옥이네는 옥천의 사람, 문화, 역사를 담은 농촌잡지입니다. 아울러 월간옥이네를 만들고 있는 고래실은 옥천신문 문화콘텐츠사업단에서 출발해 독립한 법인으로 지역에서 다양한 교육, 문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요.


누군가 시골에서 산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농사를 짓는구나' 생각하기 쉽습니다. 지역에서도 다양한 일거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농사를 짓기도 하고, 공간을 운영하기도 하고, 지역콘텐츠를 가공해서 확산하기도 하고. 단단히 뿌리박기까지 여러 사람들의 힘과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배우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습니다. 지역에서 일거리를 만들어 '자립'하는 기술.  



월간옥이네 9월호




마침 옥천군 청성면에 위치한 이성산성 취재를 간다기에 따라나섰습니다. 날씨가 엄청 좋았어요. 산성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금강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요. 




공간 둠벙을 운영하고, 옥이네를 발간하고,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디자인하고, 투어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고래실은 예비사회적기업이 되었다고 해요. 축하자리에도 잠깐. 축하합니다!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반나절 정도 둘러봤기에, 아직 알아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자주 만나고 싶어졌어요. 옥이네를 만드는 사람들, 그 마음들이 느껴지는 시간이었거든요.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고민하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겠죠, 지금도. 저도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해보려고요.   


고맙습니다. 




글쓴이/사진  재은



Posted by 비전화공방

후지무라 센세가 오셨습니다. 매달 일주일씩 한국에 오셔서, 제작자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데요. 특히 센세가 오신 첫 날은, 제작자들이 그동안 느낀 점들과 작업하면서 드는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한 텀이 마무리될 때마다 자신의 언어로 정리하는 에세이 작업도 하고 있어요. 제작자들이 쓴 에세이 중에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전합니다.  


조금 전에 친구가 부서를 이동한다고 하길래 나는 '인생 이동중'이라고 말했다. 어디로 가냐고 물어보길래 '도착하면 알겠지'라고 답했다. 나를 믿고, 게으르지 말고, 머리 속에 있는 여러가지 폴더들을 수시로 펼쳐보면서 가야할 때. 

비전화제작자 1기, 이름은 밝히고 싶지 않은 누군가  



7월에 일본 비전화공방을 다녀와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후의 시간은 우리가 하는 '수행'이 무엇인지 실감하는 날들이었다. 제작자들은 현 문명의 전환을 모색과 더불어 실천하고 있었다. 자급할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농사를 짓고 돌가마를 만들고 카페를 지었다. 매일 밥을 해먹고 밭의 작물을 활용하고자 노력했다. 모든 일은 '해보는 것' 차원이 아니었다. 우리 삶에서 반복적이고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었다. 삶의 노동이 일상이 되는 곳이 비전화공방이었다. 

비전화제작자1기, 까르




'도전'이나 '변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디론가 뛰쳐나가는 역동적인 이미지가 그려진다. 난 그런 느낌을 좋아한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어쩌면,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을 쫒아온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지루함'이나 '반복'이란 말은 따분한 얼굴을 하고 힘없이 걷는 듯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흥미롭지 않다. 그러나 '도전 중' 혹은 '변화 중'의 날들이 지루한 반복으로 차있다는 걸 알았다. 나를 시험하는 것이 분명했다. 새로운 건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변화 역시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중'을 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걸음을 매일 걷고 있다. 지루함을 즐겨야 할 때다. 어떤 확신을 자주 되새기거나 옆사람과 자주 웃으며 지루한 반복 속 리듬을 타야할 때다. 

비전화제작자 1기 수정 


4월에 시작해서 어느덧 6개월째에 접어드는 제작자들을 보고 있으면, 곡식이 여물어가듯. 여물어간다는 느낌을 받아요. 한창 신나서 꺄르르 거리다가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고 확인하는 이야기 속에서 함께 배웁니다. 앞으로 6개월이 더 남았습니다. 늦여름을 보내고 나면, 우리에겐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Posted by 비전화공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