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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비전화공방/비전화수기

[비전화수기공모] 전기밥솥 대신에 압력밥솥을 이용해 가스불로 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류광일

비전화수기공모



전기밥솥 대신에 압력밥솥을 이용해 가스불로 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류광일


원전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전기? 쓴 만큼 전기요금을 내면 되는 것이라서 화력이든 원전이든 뭐든지 그 생산과정은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그에 따른 일본 원전 사고는 제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제 아내는 일본인입니다. 자주 일본을 방문하는데, 사고 이후 지진과 방사능피해를 볼까봐 걱정이 생겼습니다. 어린 아이들도 있어서 그 걱정은 더 커졌습니다피해지역민 처럼 직접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행동에 제약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전에 대해, 아니 내 주위에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해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원전을 꼭 이렇게나 많이 가동해야하나? 나라도 전기사용을 줄이자'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일상생활에서 전기사용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산 사람들의 경험담을 책과 TV로 접하게 되었고, 그것이 촉매가 되어 우리 집에 적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보, 우리도 전기사용을 줄여보자, 조금 불편하겠지만……. 어떻게 생각해?"

이런 쪽으로 제 아내와 평소에 공감대가 있어서인지, 저의 권유에 선뜻 동의를 하였습니다이후 우리 집은 조금씩 전기사용을 줄이는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전기제품들을 확인하였습니다. 바꾸기 쉬운 것부터 바꾸기로 합니다.

 

전기밥솥 대신에 압력밥솥을 이용해 가스불로 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밥솥을 사용했을 때는 취사부터 보온을 위해서 밥솥에 밥이 떨어지기 전까지 하루 종일 전원을 키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가스불은 10분정도면 취사가 끝납니다.


 

물론 이제는 보온을 위해서 따로 밥을 데워야합니다. 조금 불편하지만 찜기를 이용하면 금방입니다. 커피를 마실 때도, 커피포트를 이용해서 물을 끓이다가 이제는 냄비에 가스불로 물을 끓이고 있습니다.

 

열원으로의 전기는 에너지가 변할 때마다 잃어버리는 부분이 많아서 효율이 떨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가스에서 바로 열로 사용하니 그런 낭비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매끼니 마다 밥을 데워야하는 것처럼 전기제품을 끊으면서 생긴 불편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기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지는 마음의 불편함이 몸의 불편함보다도 더 커진 것 같습니다.

 

관심이 생기고,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해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어도,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질 못했습니다. 자기의 일이 되기 전까지는 관심이 적은 게 당연한 것 같아요. 앞서 어떤 일본인의 경험담을 통해 제가 자극을 받은 것처럼, 제 글을 읽고 한분이라도 행동의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