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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함께하는 비전화공방

[비전화수기] 자전거를 탑니다. 내가 OFF 하고 있는 것. 안주영 저는 목동에 살고 있습니다. 기독활동가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광화문에 있습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의 거리는 15km입니다. 결혼 전 살을 뺀다고 극단적으로 시작한 자전거 출퇴근은 이제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하루에 30km 가는 건 기본이고, 더 멀리 가기도 합니다. 교회는 13km가 떨어져 있는데 교회도 자전거로 다닙니다. 이제 서울 전역은 자전거로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코엑스에서 공연을 보고 23km 자전거를 타고 오기도 했습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덥고 비도 안와서 자전거를 신나게 탔습니다. 대중교통으로 나갈 비용 7~8만원 정도를 아끼고 있으며, co2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자족해 봅니다. 도시에 살면서는 자동차 없이 살 수 있.. 더보기
[비전화수기] 사우나 같은 폭염엔 차가운 수건이 딱 사우나 같은 폭염엔 차가운 수건이 딱 에어컨 없는 여름의 필수품 ‘수건’열쭝 어쩌다 보니 에어컨 없는 여름을 보냈다. 새로 이사온 집의 침실에는 이전 거주자가 쓰던 에어컨이 있었는데 마침 이것이 고장이었던 것이다. 다행히 새 집은 통풍이 아주 잘 되는 집이었지만 계속되는 폭염에서는 별 소용이 없었다. 뒤늦게 에어서큘레이터와 선풍기를 구했는데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올해 나는 백수라서 에어컨 있는 사무실로 피신할 수도 없었다. 카페가 멀진 않지만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찬 물 샤워→찬 물에 적신 수건→찬 물에 적신 스포츠수건 상황이 절박하면 자구책을 만들게 된다. 일단 찬 물을 자주 마시고 찬 물 샤워도 자주 했다. 같은 높이의 옆 건물이 없는 덕분에 집에선 거의 헐벗고 지냈다. 샤워를 한 뒤 물.. 더보기
[비전화수기] 삶의 모든 부분으로부터 삶의 모든 부분으로부터 박예진 도시의 한 사람으로 존재하며 환경에 남기는 발자취를 zero로 만드는 건 쉽지 않습니다. 손만 뻗어도 소비할 수 있는 것들이 투성이지요. 바쁘고, 즐길 거리는 많고 또 피곤한 도시 생활에선 ‘더 빠르고, 쉽고, 간편한’ 것들이 선호되기 마련입니다. 삶의 편의를 가져오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굳이 어려운 길로 돌아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요. 이런 삶 속에서 ‘비(費)전화’ 라던가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라는 말이 멀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TV에 나오는 유명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하지요. “이것이 제가 지난 2년 동안 배출한 쓰레기의 양입니다”. 소량의 쓰레기가 담긴 물컵 크기의 유리병을 들고서 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고무적일 수도, 누.. 더보기
[비전화수기] 매일 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매일 손으로 빨래하고 있습니다. 박경아 안녕하세요. 저는 매일 손으로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세탁기를 이용했으나 제 옷 몇 벌 빨겠다고 매일 세탁기를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전 가지고 있는 옷이 많지 않아 여름처럼 땀으로 옷이 흠뻑 젖는 계절에는 세탁 바구니가 다 차기도 전에 세탁기를 돌려야 했습니다. 어느 날, 이렇게 낭비되는 전기와 물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요한 집안에 울려퍼지는 시끄러운 세탁기 소리도 되도록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좋은 방안에 대해 고민하다 결국 손빨래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손빨래는 전기를 쓰지도 않고 적은 양의 물로도 세탁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신경을 날카롭게 하는 소리가 아닌 첨벙 거리는 부드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땀 자국이.. 더보기
[비전화수기] 당신이 OFF하는 것 당신이 OFF하는 것은? 김현아 최근 플라스틱의 무서움이 많이 보도되고, 급작스럽게 제도가 만들어지고, 혼란스러워 하지만 다들 방향성에는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 일상 속에서 밀접한 장소부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카페에 가면 다회용컵을 추천하고, 친환경 비닐봉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거리를 다니면서 일회용컵에 담긴 빅사이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가지고 다니는 걸 좋아했고, 편리성을 추구하면서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했었다. 당장 결혼을 하거나 아기를 낳아 직접적으로 대를 이어나갈 생각은 없지만 나만 잘 살고 가면 된다는 생각보다 후대에 태어나는 사람들이 조금 더 건강한 환경에서 살 수 있길 바란다. 우리나라 영유아들 중 20% 이상이 아토피 증상을 앓고 있다고 한다. 정확히는 잘 모르.. 더보기
[비전화수기] 내 살림의 동반자-베이킹소다, 식초, 폐식용유 비누 내 살림의 동반자-베이킹소다, 식초, 폐식용유 비누박소현 나의 경우, 4년 전부터 나름대로 전기, 화학 물질을 줄이며 생활하기 시작했다. 계기는 불교 공부를 진지하게 시작하면서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심지어 아주 작은 미물들끼리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배웠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말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러니까 갑자기 화장실에서 써오던 독한 합성 세제와 샴푸가 무서워졌다. 그것들이 주는 편리함에 비례하는 속도로 내 건강과 자연을 맞바꾸고 있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물을 정화할 때 액체 세제가 고체보다 생분해성이 낮다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성분들로 오염 된 물을 정화시키려면 그만큼 독한 뭔가를 다시 필요로 할 것이고 이건 악순환의.. 더보기
[비전화수기] 내가 OFF하는 것들 내가 OFF하는 것들 친절한 리나씨 2년 전인가, 우연히 비전화공방을 알게 되었다. 그 때 읽었던 후지무라 야스유키 선생님의 책들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전기청소기가 없어도 전기정수기가 없어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인류가 전기를 이용한지는 얼마 안되었지 않은가. 평소 자연주의를 외치던 나는 그것이 생각보다 쉽고 단순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플러그를 뽑으면 지구가 아름답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청소기를 먼저 퇴출시켜보자고 생각했다. 사용횟수가 줄더니 지금은 동생이 가져가서 쓰고 나는 쓰지 않는다. 다음에는 냉장고를 쓰지 않으려고 식품을 대부분 밖에 두고 써 본 적이 있었는데 실패했다. 채식을 지향하다 보니 슈퍼에서 사온 음식들이 상했다. 그날그날 장을 보면 좋겠지만 그렇지.. 더보기
[비전화수기] 관대해지는 쪽으로 관대해지는 쪽으로. 박근희 봉투 드릴까요?아니요, 괜찮아요. 크진 않지만 혼자 사는 나에겐 딱 알맞은 사이즈의 장바구니다. 직접 산 것도 아닌데 내 것이 되려니 눈에 딱 들어온다. 동네 친구가 ‘아름다운 가게’에 물품을 보내기 전 에코백들을 잔득 꺼내 놓으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져가라 한다. 그 중에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가방을 골랐다. 장바구니로 쓰면 되겠다! 가만히 보니, 장바구니로 만든 가방이었다. 이후로 장을 볼 때마다 챙기는 아이템이 되었다. 그러나 무섭고 무시하지 못 할 것이 있었으니 습관이라는 것이 그랬다. 플라스틱을 줄여 나가고 친환경적인 것을 쓰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순간의 선택은 습관을 무섭게 따라 나선다. 예를 들면 외출을 나갔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트나 편.. 더보기
[비전화수기] 언젠가부터 화장품을 살 때 엄격한 기준이 생겼습니다. 언젠가부터 화장품을 살 때 엄격한 기준이 생겼습니다.김윤희 전성분을 확인하고 화학성분을 최소화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죠. 그 기준이 생기고 나서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돈 씀씀이가 줄었습니다. 기준에 따라 살 수 있는 것이 적기 때문이에요. 서울에 많은 화장품가게의 연중 세일이나 인터넷커뮤니티에서 올해의 화장품, 잇템을 얘기해도 전성분을 따지기 시작하면 살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화학성분의 남발이 많은 것일 수도 있겠지요. 요즘 유행하니까~ 라고 물건을 들어봐도 뒤에 쓰인 전성분을 확인하면 미련 없이 내려놓게 됩니다. 오히려 그 기준 덕분에 사는 것이 심플해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머리를 감는 샴푸, 린스, 가끔 헤어 에센스와 왁스를 바르고 얼굴에는 오일, 팩, 아이크림, 요일별 다른 로션.. 더보기
[비전화수기] 선택과 고민 선택과 고민김유리 이틀 전, 20여 년 전에 지어진 빌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전에 살던 곳은 쉐어하우스였는데, 이제 친구와 함께 월세 집을 구했으니 우리가 추구하는 생활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친구는 우리 집을 플라스틱 프리존(Plastic Free Zone)으로 만들자고 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명칭은 나중에 달고, 지금은 바다 생명들을 죽어가게 만드는, 그리고 인간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플라스틱을 최대한 줄여보기로 다짐했습니다. 물론, 그런 다짐을 한다 해도 현실에선 플라스틱을 멀리하기가 좀처럼 힘듭니다. 이사 당일은 8월 말인데도 폭염이 다시 찾아와 플라스틱에 담긴 이온음료를 사서 마셨고, 냉장고와 세탁기를 새로 주문해서 스티로폼 포장재도 잔뜩 배출했.. 더보기